일상

이동식 욕조 내돈내산

멜키오르 2022. 2.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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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테리어를 하면서 낡은 욕조를 철거하고 샤워에 진심인 나를 위해 해바라기 수전을 달았다.

몇년간은 별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왔으나 최근 코로나 상황을 접하게 되면서 서서히 불편함이 가중되었다.

외부 대중탕이나 사우나를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욕조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지게 된 것이다.

 

처음엔 접이식 욕조를 구입했었더랐다.

수영장 튜브와 같은 재질에 봉을 6개 정도 꽂는 그런 동그란 욕조.

과연 우리집에서 욕조를 많이 쓸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싼맛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스레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되었다.

 

결과는 네거티브였다.

다른데서는 그렇게 몇십원 안되는 포인트를 챙겨왔던 내가 한순간에 현타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몇번 안되는 사용에 이음선은 튿어지고 봉은 쉽사리 구부러져 유리벽에 부딛히는 아찔한 순간들이 발생한 것이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리기 위해 쭈그리고 앉아 가위길을 해야 하는 것은 덤이었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것이 위 사진에서 보는 퍼스파 이동식 욕조였다.

아예 첨부터 구입했었더라면 하는 마음이 앞서기도 하지만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좋고 나쁨을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 제품은 튜브형 욕조의 5-6배 정도 되는 가격이었지만, 반딱반딱하니 광택이 나는 튼튼한 재질에 앉았을 때 다리를 충분히 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바닥에는 두꺼운 논슬립패드가 붙어있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내 키가 대한민국 평균 키에 약간(?) 못 미칠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욕조 안에서 불편하게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 있기는 싫었다. 오히려 다리를 뻗고 쭉 누워서 목 아래까지 물에 담그고 싶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이동식 욕조의 크기는 길이 1400, 폭 650, 높이는 40mm 였다. 우리집 샤워 공간이 길이 1600, 폭 730mm 였으니 욕조가 충분히 들어가리라 예상하고 구매를 결정했지만, 실제로 사진처럼 욕조가 공간 안에 쏙 들어가니 기분이 꽤 뿌듯했다. 내돈내산.

욕조에 물을 담으면 폭이 약간 벌어질 것을 예상하여 700mm 짜리 대신 650mm를 선택하였지만 실제 물을 담아보니 그건 기우에 불과하였다.

또 뜨거운 물을 받았을 때 플라스틱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해를 주는 나쁜 물질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매립 욕조에도 사용되는 재질이라는 업체 측의  설명과 실제 제품을 받아 사용해 본 소감으로는 품질에 대한 걱정도 다소 제껴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배수도 시원하게 이뤄지고 다만 배수구 높이가 어느 정도 있어서 마무리는 욕조를 들어 해결해야 했다.

 

 

참고로 사진에서 보이는 욕조트레이는 편백나무 욕조덮개로 다른 사이트에서 따로 구매하였다. 워낙 히노끼 제품이 많고 나도 옹이가 없는 것을 주문했는데 옹이 천지여서 선뜻 이 제품을 추천하기에는 맘이 나서지 않는다. 규격은 700mm x 300mm의 크기에 6개의 나무편이 이어진 것으로 한번 접으면 3개씩 이중으로 접을 수 있어 그 위에 앉아 족욕도 가능하다.

 

 

오늘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고 와인을 마시면서 넷플릭스를 보는 호사를 누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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